Life Style2010/02/01 19:20

인스턴트 코리안 뮤직 비즈니스 - Instant Korean Music Business


씁쓸한 뉴스들을 봤다. 소녀시대 음악 차트 1위, 씨엔블루 데뷔 2주만에 음악 차트 1위 같은 뉴스들이 바로 그것들이다.(http://news.nate.com/view/20100201n18385) 인터넷이 보급되고, 정보가 빠르게 흐르면서 이른바 Hot Shot 데뷔 (차트에 등장과 동시에 1위를 하는 노래)가 많아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때로는 음악의 소비 사이클이 너무 빠르고, 가수들의 생명력도 너무 짧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는 순간이 많다. 

며칠 전에는 아는 사람들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레스토랑에서 DVD로 공연 실황을 보여주었다.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와 크리스 보티 라는 색소폰 연주자의 듀엣 무대였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에어로스미스의 팬이었다. 특히 Get A Grip 앨범은 워크맨에 불나고, 테이프 늘어지도록 듣던 앨범. 리브 타일러와 알리시아 실버스톤 함께 나오던 Crazy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가슴 설레였던 바로 그 세대다.  

에어로스미스는 70년에 결성된 팀이다. (사실 다른 이름으로 몇년 전부터 활동을 했음) 그리고 그들의 최초 빌보드 차트 1위 곡은 1998년에 영화 아마겟돈의 주제곡으로 불렀던 I don't wanna miss a thing 이다. 즉, 처음 데뷔부터 빌보드 1위에 오르기까지 30년 가까이 걸렸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에어로스미스는 90년대 중반에도 40대의 나이의 노장 밴드였는데 '에어로스미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을 마구 내뱉었다. 다들 우습게 생각했겠지만, 그 말은 곧 사실이 되었다. 

이런 사례는 너무도 많다. U2, REM, 롤링 스톤즈 같은 밴드들 모두 몇십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의 전성기는 그들의 데뷔 이후 10년~20년 쯤 지나서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이 밴드를 시작한 지역에서부터 서서히 자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층을 확장시켜 나가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고 결국에는 대박이 난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아서 아마도 U2나 에어로스미스 같은 밴드 하나를 먹여 살리기도 어려운 크기의 음악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번에 하나씩, 이번주는 애프터 스쿨, 다음주는 소녀시대, 그 다음주는 티아라, 그 다음은... 이런 식으로 해야 그나마 수지타산이 맞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정도의 사이즈면 캘리포니아 절반 정도 되니까 그다지 작은 마켓은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마인드와 모든 것의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일원화된 사회구조 및 성공의 척도가 인스턴트화 되어 버린 음악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것은 아닌지 슬픈 생각마저 들었다.

언제쯤 우리나라에도 수십년 활동하면서 서서히, 한발한발 자신들의 최고를 향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밴드가 나올지.. 그리고 그러려면 도대체 무엇이 필요한지 ... 생각해보면 지금 가수로 데뷔하는 그들에게는 오랫동안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울려 퍼지기 보다는 빨리 성공하고 더 늙기 전에 연기자의 길로 갈아타려는 생각이 더 크지는 않은지..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을 소비하는 우리는 또 무엇인지.. 10대부터 50대까지 소녀시대만 좋아하는 현실이... 갑갑하다.









Posted by luckyme

TRACKBACK http://www.luckyme.net/trackback/139 관련글 쓰기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Daniel

    매번 눈팅만 하다가 결국 댓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부터 aerosmith를 좋아했었는데 은근 luckyme님과 취향이 비슷한가 보네요. 아마게돈의 주제곡으로 이 그룹을 알게 된 이후에 Dream on이나 crazy를 고등학교 때 하루 종일 듣곤 했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을 봐서 매우 반가워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리고 좋은 하루 되세요-

    2010/02/03 07:10 [ ADDR : EDIT/ DEL : REPLY ]
    • 사실 나는 에어로스미스를 거쳐서 U2를 거쳐서 나중에는 REM을 가장 많이 들었어. 그 다음에는 좀더 Root Rock 스러운 Wallflowers 나 Counting Crows 그리고 Radiohead, Coldplay 정도를 듣고 있는듯.

      앞으로도 자주 글남겨라~~

      2010/02/03 17:23 [ ADDR : EDIT/ DEL ]
  2. thnoh

    한국에서의 삶이랑 準전시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고, 한가지 음악을 진득하게감상할 수 있는 여유도 없는게 아닐까요? 일본만 해도 서전올스타즈니가 아직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니..

    2010/02/03 17:47 [ ADDR : EDIT/ DEL : REPLY ]
    • 준전시상황까지는 잘 모르겠네... 그냥 사람들이 뭔가 한가지 권위와 전통에 대해서 전복 내지는 renewal 하려는 심리가 강한 것 같기는 하다.

      일본의 경우에는 B'z, Southern All Star 등등 장수 밴드들이 많이 있고, 이렇게 한번 어느정도의 권위에 오르면 존중하려는 경향이 어느정도 있는 것 같다.

      음악 하는 사람들도 음악이 정말 좋아서 오래오래 음악 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 단지 유명인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혹은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성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나 할까...

      2010/02/04 16:46 [ ADDR : EDIT/ DEL ]
  3. thnoh

    한국인의 자살율을 보면 이라크전 참전 미군의 자살율과 같더군요. 그리고 아직 정전상태라 준전시상황이란 표현을 --; 그런데 차케엔 아스카는 일단 활동을 중단했더군요..

    2010/02/09 11:07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