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뉴스들을 봤다. 소녀시대 음악 차트 1위, 씨엔블루 데뷔 2주만에 음악 차트 1위 같은 뉴스들이 바로 그것들이다.(
http://news.nate.com/view/20100201n18385) 인터넷이 보급되고, 정보가 빠르게 흐르면서 이른바 Hot Shot 데뷔 (차트에 등장과 동시에 1위를 하는 노래)가 많아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겠지만 때로는 음악의 소비 사이클이 너무 빠르고, 가수들의 생명력도 너무 짧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되는 순간이 많다.
며칠 전에는 아는 사람들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레스토랑에서 DVD로 공연 실황을 보여주었다.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븐 타일러와 크리스 보티 라는 색소폰 연주자의 듀엣 무대였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에어로스미스의 팬이었다. 특히 Get A Grip 앨범은 워크맨에 불나고, 테이프 늘어지도록 듣던 앨범. 리브 타일러와 알리시아 실버스톤 함께 나오던 Crazy의 뮤직 비디오를 보고 가슴 설레였던 바로 그 세대다.
에어로스미스는 70년에 결성된 팀이다. (사실 다른 이름으로 몇년 전부터 활동을 했음) 그리고 그들의 최초 빌보드 차트 1위 곡은 1998년에 영화 아마겟돈의 주제곡으로 불렀던 I don't wanna miss a thing 이다. 즉, 처음 데뷔부터 빌보드 1위에 오르기까지 30년 가까이 걸렸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에어로스미스는 90년대 중반에도 40대의 나이의 노장 밴드였는데 '에어로스미스 지금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을 마구 내뱉었다. 다들 우습게 생각했겠지만, 그 말은 곧 사실이 되었다.
이런 사례는 너무도 많다. U2, REM, 롤링 스톤즈 같은 밴드들 모두 몇십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의 전성기는 그들의 데뷔 이후 10년~20년 쯤 지나서야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이 밴드를 시작한 지역에서부터 서서히 자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층을 확장시켜 나가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고 결국에는 대박이 난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작아서 아마도 U2나 에어로스미스 같은 밴드 하나를 먹여 살리기도 어려운 크기의 음악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번에 하나씩, 이번주는 애프터 스쿨, 다음주는 소녀시대, 그 다음주는 티아라, 그 다음은... 이런 식으로 해야 그나마 수지타산이 맞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나라 정도의 사이즈면 캘리포니아 절반 정도 되니까 그다지 작은 마켓은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의 마인드와 모든 것의 기준을 하나로 통일하려는 일원화된 사회구조 및 성공의 척도가 인스턴트화 되어 버린 음악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는것은 아닌지 슬픈 생각마저 들었다.
언제쯤 우리나라에도 수십년 활동하면서 서서히, 한발한발 자신들의 최고를 향해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밴드가 나올지.. 그리고 그러려면 도대체 무엇이 필요한지 ... 생각해보면 지금 가수로 데뷔하는 그들에게는 오랫동안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울려 퍼지기 보다는 빨리 성공하고 더 늙기 전에 연기자의 길로 갈아타려는 생각이 더 크지는 않은지.. 그런 생각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을 소비하는 우리는 또 무엇인지.. 10대부터 50대까지 소녀시대만 좋아하는 현실이... 갑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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